장님에게 찾아온 출세의 기회
한의원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궁에서 이형익(최무성)이 왔다. 이형익은 궁의 내의원이다. 그는 다른 한 명과 동행했다. 그들은 방에 들어가 블라인드를 내리고, 자신과 함께 온 사람의 손목에 실을 묶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의원들에게 진맥을 하게 했다. 이는 궁에서 일할 의원을 선발하는 테스트였다. 의원들은 저마다 자신이 진맥한 결과를 말하지만 누구하나 시원하게 대답하는 이 없다. 이에 실망한 이형익은 궁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그때 갑자기 오늘의 주인공인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 천경수(류준열)가 대뜸 “풍을 맞은 듯 하옵니다.”라고 하며 맥을 짚지도 않고 말한다. 이형익은 경수에게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느냐?”라고 되묻자, 천경수는 “아까 발소리를 들어보니 다리를 절고 있었고, 숨소리 간격이 짧고 불규칙한 것이 성격이 조급하고 참을성이 부족하여 풍을 부른 것 같다.”라고 진단한다. 이에 경수에게 침을 놓게 하는데, 경수는 단 세 번의 침으로 풍을 개선시킨다. 이형익의 마음에 든 천경수는 내의원으로서 내일부터 궁궐에서 일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간 경수는 동생에게 약을 잘 챙겨먹으라 말하며, 달포(약 한달)간 궁궐에 들어가 있을 것이라 한다. 다음날 입궐한 경수는 내의원을 안내 받는다. 경수는 소경이라 앞을 보지 못했지만 대신 다른 이들보다 청력이 발달되어 있었다. 그는 들려오는 소리로 약재의 종류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등을 파악했다. 밤이 되고, 그는 당직을 서게 된다. 그는 완전한 소경이 아니었다. 낮에는 볼 수 없고, 밤에만 볼 수 있는 주맹증을 앓고 있었던 것이었다. 불이 꺼지자 경수의 앞을 볼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세상이 그에게 펼쳐진 것이었다. 그는 낮에 소리로만 익혔던 내의원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내의원의 약재들과 위치를 파악한다.
날이 밝고 경수보다 한참 나이어린 내의원 선배가 앞을 보지 못하는 경수를 골탕을 먹이고자 약재들을 모두 분류해 놓으라고 시킨다. 경수는 고분고분 따른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그는 식은 죽 먹듯이 나이어린 선배가 시킨 모든 일들을 말끔하게 처리해 버린다. 다음 날,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었던 소현세자가 그의 아내와 함께 8년 만에 조선으로 돌아온다. 그의 아버지 인조는 소현세자를 반기는데, 청의 황제가 등장을 한다. 아니 황제가 아니라 그의 의복이 대신 왔다. 청나라 황제의 의복이 대신 왔지만 인조와 신하들은 청나라 황제의 옷 앞에 무릎을 꿇고, 청나라 사신이 하는 말을 들어야 했다. 자존심이 상하는 장면이다. 그때! 청나라 사신은 소현세자에게 “청나라 황제의 칙서를 통역하라”고 한다. 소현세자는 거절하지만, 이에 사신이 화를 내고, 결국 세자가 통역을 하게 된다. 그 내용은 참으로 인조에게 아니 조선에게 굴욕적인 것이었다.
인조는 세자는 오랜 지병을 앓고 있었는데, 인조는 믿을만한 어의를 뽑아 곁에 두고 치료를 도우라고 한다. 그렇게 이형익이 세자의 주치의가 되고, 그런 이형익은 자신을 도와 침을 놓을 천봉사(경수)를 세자에게 소개한다.
세자의 죽음과 가려진 진실
밤이 되자 경수는 홀로 당직을 서며, 힘들게 홀로 있을 동생을 걱정하며 동생에게 편지를 쓴다. 그때 세자를 모시는 서상궁이 내의원을 찾아와 이형익을 찾지만 그는 이미 퇴근한 후였다. 이에 서상궁은 경수를 데리고 세자에게로 간다. 경수는 기침을 하는 세자에게 침을 놓는데, 경수에게 몸을 진찰해 줄 것을 요청한다. 경수는 “세자의 몸이 많이 경직되어 단단히 굳어있고, 사려가 과하여 기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니 마음의 짐을 덜어내야 몸이 회복될 수 있다.”라고 진단을 내린다. 경수의 기막힌 진단과 침술에 세자는 마음을 놓고, 창문을 열게 하는데 바람이 불어 등잔불이 꺼지게 된다. 이에 서상궁은 불을 가지러 밖으로 나가고, 그 사이 세자는 경수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한다. 칭찬에 기분이 좋았던 경수는 세자에게 더 잘 해드리고자 침을 더 놓으려고 한다. 그렇게 침을 놓으려고 탁자에 놓였던 침구를 집어주려던 세자와 앞이 잘 보이는 경수의 눈이 마주치게 된다. 이때! 경수가 소경이 아니라는 사실을 세자가 알게 된 것이다. 경수는 세자에게 자신의 증상에 대해서 사실대로 말하며, 아픈 동생을 봐서라도 자신을 살려줄 것을 부탁한다. 소현 세자는 이런 경수를 눈감아 주고 자신의 병을 낫기 위해 조언을 해달라고 한다. 경수는 소현 세자가 “때로는 눈을 감고 사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라고 하며 “올 곧게 보고 사셔서 아픈 것이다.”라고 말한다. 다행히 경수의 침술로 인해 세자의 병이 호전되었다. 이후 늦은 밤 또다시 소현세자 상태가 안 좋다며 궁녀가 천경수에게 찾아왔고, 이번에는 이형익과 함께 소현세자를 살피러 간다. 이형익은 궁녀에게 약을 가져오라며 방에서 나가게 만들고, 본인이 침술을 하면서 경수에겐 소현세자의 열을 식히게 수건에 물을 적셔 전달하라고 지시한다. 밤이었지만 불이 켜져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천경수는 수건에 물을 적시다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깨닫던 중, 또다시 촛불이 꺼져 방은 어두워지고 천경수는 이형익의 침술로 인해 소현세자가 온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를 쏟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이형익은 물수건으로 소현세자의 피를 닦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수건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는 피 냄새였던 것이다. 이후 이형익은 바늘을 회수하고 천경수와 함께 소현세자의 방에서 빠져나온 뒤, 궁녀에게는 소현세자의 상태가 호전됐으니 약은 필요없다고 말한다. 소현세자에게 은혜를 입은 천경수는 소현세자가 걱정되어 창문을 통해 소현세자의 방에 들어가지만 소현세자는 이미 죽은 뒤였다. 이형익은 소현세자의 피를 닦은 수건을 불태우며 증거인멸을 하는데, 소현세자에게 사용했던 독침 하나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현세자 머리에 꼽은 독침을 회수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바늘은 소현세자의 상태가 걱정되어 몰래 찾아간 천경수가 뽑은 뒤였다. 다급해진 이형익이 소현세자의 방에 들어오고, 천경수는 창문을 통해 도망을 가자 경첩에 다리를 찢기는 상처를 입는다.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소경
곧 소현세자의 죽음이 궁궐에 퍼지게 되고, 이형익은 창문으로 나간 사람이 독살범이라고 거짓 주장을 한다. 이에 인조는 소현세자의 죽음에 크게 애도하며 독살범을 찾아 사형을 시킬 것이라 말한다. 천경수는 자신의 본 범죄현장의 정보를 담은 편지에 독침을 담아 강빈의 침소에 남기고 가기로 결심하지만, 강빈에게 들키고 말고, 강빈은 처음에는 천경수를 의심했지만 그가 소현세자에게 받은 돋보기를 증거로 보여 주며 강빈의 믿음을 사게 된다. 얼마 후, 인조는 몸의 마비 증상이 일어 천경수에게 침을 맞는데, 강빈이 찾아와 투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투서 안의 독침이 이형익의 것이라 주장한다. 인조는 이형익을 “칠칠치 못한 놈”이라 하며 나무라고, 투서를 보낸 목격자가 누구인지 묻는다. 인조에게 침을 놔주던 천경수는 강빈이 진범을 알고 있다 밝힌 이래 인조의 몸이 떨리는 것을 감지하고서는 무언가 잘못됐음을 깨닫고 이형익이 소현세자에게 침술을 놓을 때 자신이 함께 있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이형익을 보호해주며 강빈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후 인조는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이형익을 나무란다. 소현세자의 죽음은 그의 아버지 인조가 지시한 것이었다. 인조는 이형익에게 암살 지시 편지를 제대로 없앴냐며 물었고, 이형익은 당연히 태웠다고 답한다. 인조는 이형익에게 날 배신하면 너와 네 가족을 모두 죽여 버릴 것이라며 협박을 한다. 이형익은 인조에게 받은 소현세자 암살 지시 편지를 태우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다. 그는 그 편지를 태우려고 했지만 자신 역시 만약을 대비하여 끝내 태우지 못한다. 천경수는 이형익이 소용 조씨에게 비단을 받는 모습을 본 걸 기억해내고, 그게 인조가 이형익에게 보낸 암살 지시 편지란 걸 추측한다. 그리고 그 편지가 있다면 최대감과 이야기하여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과연 천경수는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인조가 소현세자의 죽음은 사주한 자이고, 이형익이 소현세자를 죽인 살인자라를 사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또한 천경수와 인조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출세와 정의 사이에서의 갈등
천경수는 어려운 형편에도 굴하지 않고 밝고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며 정의의 편에 선 인물이다. 부모의 도움이 없다는 것, 남들처럼 낮에 볼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아픈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것 이 중 하나만 있어도 우리 삶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천경수는 이런 환경에 굴하지 않고 그렇기에 더 자신의 삶에 충실하며 지금의 어려움을 희망으로 바꿔나가고자 했다. 그러는 와중 정의의 문제 앞에 직면하게 되고 그는 정의를 붙잡는다. 과연 나라면 천경수와 같이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나 하나 살기 바쁜 세상에 누군가를 돌아보며, 정의를 위해 세우기 위해 몸부림 칠 수 있을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천경수라는 인물이 더 멋있어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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